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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루 칼럼

천덕귀인, 나를 지켜준다던 수호 천사는 의외로 무정하다

by 사주나루 티스토리 2024. 8. 6.

 

안녕하세요 사주나루입니다.

사주나루의 귀인론 천덕귀인(天德貴人) 편입니다.

시작하기 앞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제목에 사과드리겠습니다.

천덕귀인이 실은 귀인이 아니라거나, 액운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목을 끌어야만 했죠.

오늘은 천덕귀인이 알려진 바와 같이 "하늘의 덕을 받아 요행(僥倖)을 얻을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사주에 천덕귀인이 있어 기대하셨던 분들, 생각보다 나를 지켜준다는 수호천사는 무정할지도 모릅니다.

 

천덕귀인
천덕귀인

 

천덕귀인의 뜻을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天德貴人 : 하늘의 덕을 가져다줄 귀인

 

 

명성에 맞게 사주에 천덕귀인을 갖고 있으면 하늘의 덕을 받아 행운이 발복 할 수 있다 말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럼 교통사고도 피할 수 있나?", "하늘의 덕을 받으면 로또도 당첨되는 거 아냐?"라고 물어보시곤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천재지변을 피하거나 일확천금을 누리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필요로 한 것을 만들어주는 귀인입니다.

예를 들어 급전이 필요할 때 빌려준 돈을 받게 만들어주거나,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하는데 때마침 차에 대해 잘 아는 지인이 옆에 있거나 하는 식으로요.

천덕귀인에 대해 알려진 해석과 실제 삶에서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명리학적 관점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ㅣ천덕귀인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우선 천덕귀인의 발현 조건은 월지(月支)를 기준으로 아래 표에 해당하는 천간(天干)이나 지지(地支)가 올 때입니다.

 

월지
천덕귀인

 

 

까다로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만세력에 생년월일시를 입력하고, 월지에 있는 글자를 확인해 주세요. 그 글자에 해당하는 짝이 다른 위치에 있다면 천덕귀인입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오히려 어째서 이런 조합을 천덕귀인으로 부르는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천덕귀인-뜻
천덕귀인 뜻

 

발현 조건을 월지(月支)에 둔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따라서 천덕귀인은 해당 위치의 지지와 다른 간지의 합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천덕귀인은 지지 삼합과 매우 깊숙이 연관이 있는데, 삼합을 이해하면 천덕귀인의 실제 작용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삼합은 이미 다른 글에서 상세히 다뤘기에 간단하게 표로 정리하겠습니다.

 

삼합
삼합

 

모든 지지는 삼합의 작용(사회적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묘미는 목의 작용을, 인오술은 화의 작용, 사유축은 금, 신자진은 수로 나아가고자 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어요.

월지의 상황을 다시 봅시다. 월주의 지지도 삼합 작용을 하고자 하는 기운을 갖고 있는데, 천간에서 갑자기 삼합의 오행에 해당하는 글자가 뚝하니 떨어지는 겁니다. 때마침 필요했던 기운이 생각지도 못한 천간에서 오게 되는 거죠.

다시 위의 표로 올라가 살펴보면 해당 지지 삼합에 해당하는 천간이 음, 양만 다르게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지의 경우 음간이, 묘지의 경우 양간이 옵니다)

특이한 점은 자 오, 묘, 유로 정리되는 왕지(旺支)는 좀 다르단 건데, 천간이 아닌 지지가 들어옵니다. 이는 왕지 자체가 삼합의 기운을 왕성하게 가지고 있기에 천간에서 기운을 받을 필요가 없고, 오히려 에너지를 줄여주는 반대 오행의 지지가 천덕귀인이 되는 겁니다.

음양이 다른 것은 충하는 것이기에 음양이 같고 오행이 반대되는 글자를 천덕으로 봅니다.

 

사주-천덕귀인
사주 천덕귀인

 

 

이렇듯 사주는 마냥 신기하고 미신적인 것이 아닌,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학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구성엔 모두 이유가 있듯 사주의 구성에도 모든 이유가 있죠.

천덕귀인 또한 막연히 하늘의 도움, 모든 악행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내 사회적 합작용을 도울 생각(천간)입니다.

쉽게 말해, 천덕귀인이 있는 사람이 골프를 치면 아무렇게나 쳐도 홀인원을 시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골프를 치려하니 때마침 좋은 골프채가 생긴 것과 같은 맥락이죠.

골프채를 어떻게 휘두를지는 각자에게 달렸습니다. 작용을 뛰어넘는 괜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단 말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독해력이 뛰어나신 분일 테니, 제가 어째서 수호천사가 무정하다 했는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사주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