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丑) 일지(日支)하면 꼬리표처럼 붙는 말이 있습니다.
소처럼 끈기 있고 인내심도 강하다. 참다 보면 성공하는 사주다
그런데 이 말을 기축일주(己丑日柱)가 보면 '나는 인내심도, 끈기도 없는데... 심지어 참는 게 제일 싫은데'라는 생각을 할 겁니다.
소라고 다 같은 소가 아니듯 기축일주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일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축의 반복적이고 꾸준한 성향 자체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축토(丑土)의 성향 자체가 다른 일주보다 월등 특이하게 작용한다는 것이죠.
즉, 축을 위와 같이 풀었다 해서 틀렸다라기 보단, 너무 표면적으로 해석했단 의미가 됩니다.
사주를 흥미 위주로 읽어보시는 분은 괜찮지만, 조금이나마 변화를 원하시는 분에겐 좋지 않은 해석입니다.
같은 기축일주라도 사주 풀이를 어떻게 받는지에 따라 단순히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는 거예요.
오늘 글만으로 180도 변하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인 해석에 따라 다른 축 일주와 같은 모습으로 살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ㅣ맡은 일은 반드시 해낸다. 하고 싶을 때만
기축일주는 고집불통 사주입니다. 말도 참 안 듣는 일주고요.
그렇다고 사람이 못 돼먹은 사주라고 오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산적인 것과 성격이 나쁜 것은 분명히 다른 영역입니다.
또한 계산적인 성향 자체를 잘 감추는 사주라 성격이 좋고 나쁨만으로 기축일주를 가름할 순 없습니다.
이런 성향은 천간 기토(己土)의 정체(停滯)성에 축토의 반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합쳐진 결과물입니다.
거기다 일지가 비견(比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과 행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이죠.
보통은 이런 축토 일지를 지닌 사람의 자기 고집을 인내, 절제, 성실로 해석하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한 가지 분야의 장인이 된다고 하기도 하죠.
하지만 기축일주는 지장간의 구성 때문에 다른 축 일주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축토의 지장간은 계수(癸水) 편재(偏財), 신금(辛金) 식신(食神), 기토(己土) 비견(比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지는 비견을 제외한 계수와 신금 모두 아주 편협하고 날카로운 성향을 지닌 기운들이죠. 간략히 호불호가 확실하며 단칼에 끊어내는 성향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기축일주는 부지런하고 끈기 있다 해도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뿐이고, 계산적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것 앞에서만 계산적입니다.
어찌 보면 본인이 좋아하는 것 앞에선 답지 않게 인정 많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이 모든 작용력이 축토 내 숨어있는 지장간의 역할입니다.
그렇기에 기축은 한 가지 행동을 꾸준히 하긴 하나, 거듭 다른 일을 찾아보고 그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일주입니다.
변화를 싫어하고 새로운 걸 싫어하는 축일주의 성향은 있습니다. 하지만 기축일주는 단순히 하기 싫어서, 흥미가 떨어져서 다른 일을 찾아내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축일주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보기와 다르게 참 싱겁네...'라는 말입니다.
보기에는 축토의 성향으로 끈덕질 줄 알았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그러지 않은 겁니다.
기와 축 모두 습한 기운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압박감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해소할 수 있는 인자가 없는 경우 우울증과 같은 질환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고요.
따라서 기축일주에게 가장 필요한 인자는 병(丙), 정(丁), 오(午) 화(火)의 기운입니다.
좋지 않은 기운이 생각으로만 쏠리는 것을 제어해 주며, 인성(印星)이 되므로 누군가 기축의 그런 성향을 욕할 수 없게 스스로 공부하고 익히는 역할을 합니다. 전문 분야 내에서 여러 부분을 도전하는 모습이 기축일주에겐 가장 이상적입니다.
만약 내가 기축일주다. 혹은, 남편이나 자식이 기축일주다 하는 분들은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일을 하거나, 맡기지 마세요. 단기간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맡기면 특유의 집중력으로 뭐든 해낼 수 있습니다.
ㅣ기축일주 남자, 기축일주 여자
기축일주 남자의 경우 축토의 고집스러운 성향 탓에 연애나 결혼에서 그다지 좋은 방향은 아닙니다.
이성을 만난다 하더라도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고 심한 경우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배우자궁에 비견이 들어오기 때문에 인연이 결핍한 탓도 있겠지만, 관계를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성향도 한몫 거듭니다.
십이운성 자체도 묘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독한 사주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 타인의 시선, 소문 등에 경거망동하지 마시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그나마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성향을 잘 이해해 주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여자의 경우 연애나 결혼에서 그나마 인연을 만날 수 있는 남자보다 더 좋은 방향이 아닙니다.
남편과 갈등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애초에 남편에게 관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무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재물적인 부분에 과하게 관심을 갖거나, 자녀에게 과한 애정을 주는 행동은 삼가셔야 합니다.
ㅣ기축일주 유명인
기축일주인 사람에게서 두드러지는 점은 어떤 직업, 어떤 외모를 가졌든 본인만의 굳은 심지가 보인다는 겁니다.
최초로 기계를 이긴 남자 바둑기사 이세돌 씨가 기축일주이고, YG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양현석 씨도 기축일주이죠.
또한 연예인으로는 최불암, 원빈, 기안 84, 권상우 씨 등이 있습니다.
기축일주에게 다짜고짜 '참다 보면 해 뜰 날이 올 거다'라고 말하는 건 고문에 가깝습니다.
끈기가 없어도, 인내심이 없어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시대가 지나며 무조건 성실한 것보단,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기축일주는 원하는 분야에 빠질 수 있는 집중력과, 원하는 분야를 찾아내는 안목을 동시에 갖는 일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이 글을 볼 일이 없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함께 듭니다^^
-사주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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