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주나루 칼럼

사주팔자, '아이고 내 팔자야...' 한 번쯤 되새겨 보시길

by 사주나루 티스토리 2024. 7. 6.

누구의 주견(主見) 없이 남의 말을 따르며 행동하는 것을 '鹿皮曰字(녹비왈자)'라고 합니다.

사주팔자는 정확히 걸어야 하는 위치, 걸어야 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불변의 여덟 글자입니다. 그러니 사주팔자만큼 이 단어와 맞지 않는 말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황새 따라가다 다리 부러지는 뱁새 같은 사람, 무작정 좋은 사주팔자만 좇는 사람에게  '사주팔자 못 바꾼다'는 말을 자주 드리곤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이 말이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고 있습니다.

 

사주팔자
사주팔자

 

 

'잘 사는 법이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저는 항상 '사주팔자대로 사는 게 잘사는 겁니다'라고 답합니다.

그 말인 즉슨, 삶이 고통스럽다면 사주팔자대로 살고 있지 않거나, 사주팔자를 잘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죠.

그런데 요즘엔 힘들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 팔자야, 내 팔자가 그렇지 뭐'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팔자는 못 바꾼다'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자신의 인생을 사주팔자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죠. 

팔자대로 못 사는데 팔자 탓을 하는 겁니다. 사주팔자는 바꾸지 못해도, 인생은 바꿀 수 있는데 다들 단단히 착각을 하고 계시죠.

 

 

전화사주
전화사주

 

 

밤 늦은 시간 사주나루 역술인 중 한분에게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오랜시간 생활고에 시달린 50대 남성분이셨는데 마지막으로 팔자 한번 보고 죽을 거라 말씀하시기에, 격앙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부터 우선이어야 했다고 합니다.

어찌 이렇게 전화를 하게 되셨나 물어보니, 10년 단골이었던 해장국 가게가 있다합니다. 돈이 생길 때마다 거기서 해장국을 먹곤 했는데 한 번도 다른 메뉴를 시킨 적이 없다 하셨죠.

그런데 어젠 그렇게 감자탕이 먹고 싶었답니다. 해장국이랑 별반 다를 것도 없어 보이는 3만 원짜리 감자탕이 그토록 먹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셨다며 울음이 울대까지 차올라 말씀하셨다 합니다.

이렇게 사는 게 본인 팔자냐며... 그런 거라면 팔자 좀 바꿔달라고 하소연하셨습니다.

 

 

사주상담

 

 

그 시절에는 흔치 않았던 대학교육까지 받으시고, 20년 넘게 일을 하셨음에도 남성분께서 생활고를 겪게 된 이유는 사주 팔자대로 못 살고 있었던 탓이 큽니다. 이야기할 수 없는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재성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약한 사주라 편재에 계속 돈을 빼앗기는데, 그러다보니 돈만 좇는 악순환이 지속됐던 것이죠. 운이 들어오는 시기만 잘 맞춰도 본인이 잘 하는 일,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재성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생각이 깊은 계수일간인데,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것이 부족하니 번번이 기회를 놓치셨던 거죠.

이런 사주를 가진 분들에게는 한 분야에 집중하여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종교나 철학을 공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니, 남자분도 대학 시절 동양철학을 전공했지만 철학이 돈으로 이어질 수 없을 거라 생각해 때려치웠다고 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기에 30대와 40대를 거쳐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하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죠.

 

 

사주풀이
사주풀이

 

 

만약 남성분이 감자탕 한 그릇이라도 사 먹어 보고자 팔자 바꾸러 오시지 않고 평생 팔자 탓만 하며 살았다면, 여전히 생활고를 겪으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미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고요. 아마 침체된 경기와 사회 구조의 문제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게임 주인공이 죽으면 재시작 버튼이 나오는 것처럼, 인생에도 재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 팔자야' 하셨던 분들도 오늘 이 글을 한 번쯤 되새겨 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