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사주에 도화살이 있으면 노류장화(路柳牆花)라고 해서 기생될 팔자라 꺼렸습니다.
화개살, 역마살과 함께 3대 신살로 불렸으니, 그 시대 사람들이 얼마나 경계했던 살(殺)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화살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연예 기획사에서도 도화살 혹은 홍염살이 있는지 확인하고 캐스팅을 하는 시대니까요. 외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반드시 인기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겠죠.
심지어 사주나루를 찾아오시는 젊은 내담자 분들의 단골 질문도 '제 사주에 도화살이 있나요?'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됩니다.
사주풀이의 중심이 월주에서 일주로 옮겨진 것, 육친·십신의 활용법이 변화한 것처럼 명리학도 시대흐름에 따라 변화하죠.
따라서 도화살의 변화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1인 미디어와 자기 PR이 필수인 2024년에 '문란하고 음탕하게 살 팔자'라고 경계하는 것은 시대상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도화 자체를 제대로 해석한 것도 아니에요.
도화살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에, 현대를 살아가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특히 대중들을 상대로 인기를 얻어야 하는 연예인은 사주에 도화살이 없으면 자리매김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데 대부분은 딱 여기까지만 읽고 나갑니다. 이미 듣고 싶은 말을 다 들었기 때문이죠.
'도화살 =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도화살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도화살을 검색해 여기까지 읽으셨다는 건 시대를 날카롭게 읽어내는 감이 있으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직감이 주는 기회를 단편적인 정보 탓에 날려 먹지 마시길 바랍니다.
도화살은 없어도 문제이고, 있어도 문제인 인자에 가깝습니다.
ㅣ도화살, 명리학계의 복어?
도화살이 없어도 문제인 이유는 요즘 업로드되는 글, 동영상으로 지겹게 봤을 테니 있어도 문제인 이유를 말해볼까 합니다.
복어는 해독제조차 없는 맹독을 가진 탓에 자격증을 습득하지 않으면 요리조차 할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복어 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요즘도 심심찮게 들려오고요.
그렇지만 그 맛은 4대 진미로 꼽힐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그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먹는 거겠죠.
뜬금없이 복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도화살이 명리학에서 복어와 비슷한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있어도 문제인 첫 번째 이유는 아이러니하지만 도화살이 사주 내에서 제대로 작용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발생 조건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습니다. 도화살은 지지(地支) 작용이기에 천간(天干)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화살의 성립 조건은 각 지지(년지, 월지, 일지, 시지)에 자(子), 오(午), 묘(卯), 유(酉)가 왔을 때, 이 글자가 의미하는 계절의 다음 계절에 해당하는 삼합입니다.
즉,
자(子)라면 해묘미(亥卯未)
오(午)라면 사유축(巳酉丑)
묘(卯)라면 인오술(寅午戌)
유(酉)라면 신자진(申子辰)
에 해당하는 글자가 오면 도화살이 성립되죠.
간략하게 말하자면, 일지에 묘(卯)가 있고 다른 지지에 인(寅), 오(午), 술(戌)이 온다면 일지 묘(卯)는 도화가 됩니다.
사실 이 어려운 것을 애써 이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도화살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확률이 높거든요.
도화는 최소 2개 이상은 가져야 제대로 발현됩니다.
게다가 년지 도화는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다른 도화들보다 약하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월지와 일지, 시지에 2개 이상의 도화를 가져야 하죠.
만약 2개 이상의 도화가 없다면, 꽤나 복잡한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나체도화, 월장도화, 도삽도화 등 특정한 상황에서 오는 조건에 성립하거나 혹은 도화가 간여지동 형태로 천간으로 투출 되거나, 홍염살·제왕지 등과 함께 오거나 등등.
실제로 '전 도화살이 있어요'라며 들뜬 마음으로 사주 풀이를 받으러 오신 분들 중,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도화살을 가진 사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모른 채 도화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화를 강하게 쓰는 직업, 예컨대 연예인, 예술가의 길을 가려는 경우가 있어요. 운 좋게 다른 기운이 도와주지 못한다면 성과를 기대하긴 힘듭니다.
이렇게 도화가 발현돼도 두 번째 문제가 남습니다.
사주나루 칼럼을 오래 읽어오셨거나, 명리학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은 아실 거예요. 도화살이 성립되는 자오묘유(子午卯酉)는 자체만으로도 그 힘이 강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을 갖췄으며, 삼합의 왕지(旺地)에 속하는 기운입니다.
도화가 발현된 사람은, 단순 외모가 아름다운 것을 떠나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고 관능적이게 보이는 겁니다.
왕지 특유의 기운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때문입니다. (도화살의 본래 뜻이며, 도화살을 매력살, 인기살로 알고 계시는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이 왕지는 가지고 있는 기운이 강하여, 조금만 잘못 다루어도 되려 화를 입게 됩니다.
화류계에서 일하거나 혹은 음란한 기운을 풍기게 되죠.
원국의 구성에 따라 도화살이 부정적이게 흘러가는 경우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중 대표적인 몇 가지만 알려드리면
- 도화가 기신으로 들어올 때
- 다른 지지와 형, 충, 합이 되었을 때
- 도화가 상관(傷官)과 동주하거나, 목욕(沐浴)과 동주할 때
- 도화가 흉살과 동주하고 있을 때 등등...
실제로는 더욱 복잡한 관계 속에서 도화를 살펴봐야 하기에, 아주 단편적인 예시일 뿐입니다.
단지, 위와 같은 상황들은 도화가 지닌 강한 기운을 원국의 다른 인자들이 받쳐주지 못했을 때라는 겁니다. 워낙 강한 기운으로 막기 어려운 것이죠.
그러니 도화 1~2개가 있다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요즘 시대에 유리한 사람이다는 평가는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원국 전체에 도화가 조화롭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본 후 진정한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도화를 사용하는 연예인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녹방도화가 잘 발현된 김희선 씨, 월장도화가 발현된 장동건 씨, 월지도화가 제왕지와 동주하며, 천간으로 투출 하여 매우 강력한 도화의 기운을 사용했던 故 설리 씨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 외에도 인기를 얻는 연예인, 유명인은 기본적으로 도화의 기운을 사용합니다. 확실히 과거와는 달리 요즘 시대에는 도화살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예시지요.
그러나 앞서 언급드렸던 복어처럼, 잘 다루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도화살 즉, 지지삼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을 듯합니다. 그만큼 사주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지지삼합 하나로 삶이 결정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도화를 가지고 농부로 살아가는 분도 계시고, 도화 없이도 다른 인자를 사용해 이름난 연예인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화살도 결국 팔자라는 긴 인생곡선 일부분일 뿐이자, 가지고 태어난 무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사주나루
* 3대 신살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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