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귀신전> 후기, 무당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무당을 처음 만난 건 어릴 적 할아버님의 49제 때였습니다.

종일 진행했던 굿이 끝나고, 집안어른들도 모두 기진하여 잠든 새벽, 마당에 홀로 앉아 서럽게 울던 무당을 봤던 일은 어린 나이에 충격이었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죽음에 저토록 슬퍼할 수 있을까?'

그때의 기억이 각인된 현재, 매년 수백 명의 무당을 만나야 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사주나루 무당 천왕

 

현재 'TVING'에서 모든 화를 감상할 수 있는 <샤먼: 귀신전>의 후기를 작성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사주나루의 <파묘>나 <신들린연애> 리뷰를 인상 깊게 보셨던 분들의 요청이었죠.

사실 <샤먼: 귀신전>에 관해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습니다.

저 또한 마지막 화까지 본 후 다른 분들과 같이 연출이 실화인지가 궁금했었습니다.

방송이기에 연출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그렇게 해서도 안되고), <샤먼: 귀신전>은 실화에 가깝습니다.

언뜻 '소름 돋네'하고 넘기지 마시고 하단 글을 조금만 더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샤먼: 귀신전> 2화 中 - 티빙

 

 

정말 많은 무당을 만났고, 무속에 복업 하는 사주나루의 꾸밈없는 후기입니다.

<샤먼: 귀신전>을 소문으로만 듣고 흥미가 생겨 검색만 하고 계신 분도, 간간이 보셨든, 모든 화를 인상 깊게 보셨든 관계없어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이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샤먼: 귀신전>의 후기.

'무당은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샤먼: 귀신전>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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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샤먼: 귀신전>는 무서운 이야기? 

사실 <샤먼: 귀신전>을 보고 '진짜인가?'란 생각이 드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세계이다 보니 이해도 되지 않고, 믿기도 어려운 것이죠.

실제로 몇몇은 <샤먼: 귀신전>을 '공포 다큐' 정도로 치부해버리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방송에서 내보이는 부분조차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겁니다.

 

샤먼 : 귀신전, 출연자 진서연 님

 

한 해에도 수백, 수천 명이 내림굿을 받고 제자의 길로 들어섭니다.

<샤먼: 귀신전> 3화에서 간호대 졸업장, 약학대 합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신을 거부했음에도, 결국 제자의 길로 들어섰던 전서연 님의 사연처럼, 수 억 원대의 사업을 접으면서, 대학 강단을 내려오며, 두 아이를 잃어서 등 각자의 이유로 제자의 길로 들어서곤 하죠.

또한 그만큼 많은 분들이 무병, 벌전을 감당하지 못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고, 또 그만큼의 사람들이 잘못된 내림굿을 받아 선무당이 되기도 합니다.

 

 

표면적인 것 이상으로 무속의 세계는 광범위하고, 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중에도 어디선가는 내림굿이 이뤄지고 있고, 한 사람이 무당이 되고 있습니다.

수백 개의 굿이 행해질 것이고, 사주나루에서만 해도 하루에도 만 건 넘는 점사가 내려지고 있죠.

어디서든 존재하면서, 생각만큼 특별하기도, 특별하지 않기도 한 게 무당입니다.

"무당도 사람이다"라고 인터뷰를 했던 이민수 PD님의 말을 이 후기를 보는 분들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사주나루 무당 천상선녀

 

누군가에겐 '<샤먼: 귀신전>은 '무서운 이야기'정도이겠지만, 

한편으론 무속 세계의 다양성을 '미신' 보단 '실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샤먼: 귀신전>이 보여준 것처럼 어떤 방식이어도 좋습니다.

제자의 길을 걷고 있는 무당의 관점, 점사를 받고자 하는 내담자의 관점, 방송을 이끌어 가는 일반인 유지태 님, 옥자연 배우님의 관점을 답습해도 좋습니다.

관심이 많다면 의학적, 문화적, 종교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의 관점도 괜찮고요.

방송을 흥미롭게 보신 분들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만 있다면, 누구보다 무속과 근접한 위치에서 제작진분들에게 감사의 후기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샤먼 : 귀신전 8화 中 - 티빙

 

<샤먼: 귀신전>을 보신(혹은 보려는)분께 드리는 마지막 당부

 

실제로 <샤먼: 귀신전>이 방영된 날이면 사주나루 신점 건수가 5%~10%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전 영화 <파묘>, 예능 <신들린연애>와 더불어 무속을 다룬 영상이 실제 무속계에도 확연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겠죠.

다만, 신점을 보기 전, 재차 신중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당장 필요한 것인지,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인지 티스토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최대한 많은 글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는 점 보러 오면 좋은 거 아니냐며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이 무속을 실존하는 것으로 보여준 <샤먼: 귀신전>에 대한 감사 표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샤먼 귀신전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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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긴 글이 되었습니다.

항상 관심 갖고 봐 주시는 사주나루의 애독자분들,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 분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사실, <샤먼: 귀신전>에 나오는 어려운 장면만 몇 가지 설명드릴까 하다가, 지난 리뷰들을 읽어주셨던 독자분들의 수준을 생각하니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방송을 보시고 모르겠는 부분, 궁금한 부분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댓글 남겨주세요. 

답변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주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