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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루 칼럼

<타로> 후기, 역방향 타로 카드의 저주? 이렇게 구분했어야...

by 사주나루 티스토리 2024. 8. 22.

안녕하세요, 사주나루입니다.

올해 초, "우연히 타로 카드를 손에 넣게 되며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라는 슬로건을 접한 이후로 영화 <타로>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국내에서 타로를 주제로 한 작품이 처음이라는 점, 그리고 타로 카드의 정방향과 역방향이 가지는 이중적 의미가 극의 전개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죠.

타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영화 <타로>를 분석하는 것은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감독의 입장에서 타로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여 극을 전개했을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작성해 보았습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로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혀버리는 잔혹 운명 미스터리
평점
-
감독
최병길
출연
조여정, 덱스, 고규필, 이문식, 정수현

 

타로
타로

 

각 에피소드는 배우 조여정, 고규필, 덱스가 주연을 맡아, 극 중 인물들이 우연히 타로 카드를 한 장씩 주워 그 카드의 상징에 맞춰 진행되는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조여정 배우의 '산타의 선물' 에피소드를 예로 들면,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카드가 등장하는데요. 

이 카드가 정방향일 때는 '행운과 기회'를, 역방향일 때는 '상실과 불운'을 상징하며, 에피소드의 전개는 역방향의 상징에 따라 변화합니다. 

 

영화타로타로영화
'타로'메인 예고편 중

 

홀로 딸을 양육하는 지우(조여정)는 생계를 위해 마트 캐셔로 일하게 됩니다. 하필 근무 첫날이 크리스마스 연휴라 딸을 혼자 집에 두고 출근하는데, 틈틈이 연락을 하지만 딸은 계속해서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고 말합니다. 평소에도 상상력이 풍부했던 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딸의 말과 행동에 불안함을 느낀 지우는 결국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 집에는 아무도 없고 딸은 옷만 벗어둔 채 사라졌습니다.

 

타로-운명의수레바퀴

 

이 에피소드는 상실과 불운을 상징하는 요소들에 맞춰, 딸이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는 반전이 담긴 이야기였죠.

발상은 흥미로웠지만, <산타의 선물> 에피소드에서는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를 사용한 만큼 다각적인 해석의 여지가 있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카드가 변화와 전환을 상징하며, 이별에서 재회로의 전환을 암시하는 만큼, 끊임없이 이어지는 강한 인연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극 중 조여정 배우가 딸을 잃고 겪는 고통과 괴로움을 모녀간의 강한 애정과 끊을 수 없는 유대로 해석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전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의 상징을 시곗바늘이 12시를 가리킬 때 정오일 수도, 자정일 수도 있다는 것처럼 해석했을 것입니다. 딸의 죽음에 엄마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고, 그로 인한 죄책감과 뒤틀린 모정 사이의 복잡한 이야기를 담았을 것 같네요.

 

물론 타로 카드의 정, 역을 긍정, 부정으로 나눠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은 신선했고, 영화 제목의 로고에 정, 역의 구분을 상징적으로 반영한 점도 영화 중간중간 발견할 수 있는 흥미 요소였습니다.

다만, 역방향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묘사한 점은 타로 카드를 다소 피상적으로 다뤘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타로 카드가 주인공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도요.


각 카드의 의미는 특정 에너지를 나타낼 뿐, 그 자체로 선악과 길흉을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고요.

복합적이고 심도 깊은 해석을 위해서는 단순한 이중적 의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카드의 방향뿐만 아니라 주변 카드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긍정과 부정을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만약 이러한 관점으로 에피소드를 갖췄다면, 오히려 타로 카드 세장의 연계를 고려한 스토리를 전개가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로타로-바보
타로 메인 예고편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로라는 요소를 대중적인 장르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좋았습니다.

여름 맞이 납량 특집을 목적으로 한 공포영화인 만큼, 카드 한 장의 역방향을 부정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영화를 보며 타로 카드 역방향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나타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관객은 저 같은 특이 케이스가 아니면 없을 테니까요. 

 

타로-덱스타로-여사제
타로 메인 예고편 중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타로 카드의 상징을 역방향으로 해석해 절망과 실패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이야기는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마트 매니저의 적대적인 태도, 승객을 태운 택시 기사의 밀렵,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여자의 행동 등 주요 사건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아 의아했고,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날개 그림과 문신의 상징이 명확하지 않아 의문을 가진 채로 영화관을 나섰네요.

카드를 주웠는데 '데빌' 카드가 나왔다고 무작정 부정적인 스토리로 전개되는 것보다는, 타로 카드의 정/역을 다룬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입니다 ^^


* 사주나루의 리뷰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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